위기동물 제보
위기 상황에서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동물들을 제보해 주세요.
- 정혜정
- |
- 2008.07.12
- |
- 0
- |
- 772
- |
- 84
저희 아이 이름은 제제입니다.
제제는 마르티스이고, 남자아이이고, 6살이예요.
씩씩하고 수줍은 많은 아이였습니다.
늦잠을 즐기던 녀석이...
목요일 새벽, 산책 나가시려는 어머니를 졸졸 따라다녀서,
어머니께서 제제에게 오줌누러 나갈까? 하셨답니다.
제제는 그 말을 듣고 현관에 서있었고,
데리고 나갔더니... 집 대문 앞에서 소변을 보고...
급했는지... 대변도 봤어요.
우리 제제로 인해 남이 피해를 입는건 안되니 뒤치닥거리를 주인이 잘해야 하는게
애견인의 최소한의 도리라고 알고있는 저희 가족입니다.
그래서 어머니께서 대문안의 신문을 집고 계셨어요.
제제의 변을 가지고 들어오려구요.
그 찰나, 대문 골목을 지나가던 한 남자가 뒤에서 축구공을 튕기며 걸어왔고,
제제는 그 소리를 듣고 뒤 돌아 짖었습니다.
자리에서 움직임은 없었고, 그대로 지나가면 그만이었어요.
제제가 짖긴 하지만 누군가에게 해를 가한적도 없고
그럴 마음도 없는 아이라는걸 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그 남자는 온몸에 힘을 실어 축구공으로 제제를 때렸습니다.
제제는 축구공보다도 작은데말이죠...
그 사람은 축구공을 줄로 묶어 다녔기 때문에
힘껏 때리고 본인에게 튕겨져 나온 축구공을 갖고 바로 도망갔고,
어머니는 그사람을 잡을 생각도 하지 못한채
축구공을 맞아서 그 자리에서 피토하며 쓰러진 제제를 수습하며 울고계셨습니다.
그 시각은 아침 7시 10분 경입니다.
그 제제가 맞는 축구공 소리, 깨갱하며 쓰러진 소리,
어머니가 제 이름을 부르는 소리 모두, 단독주택 2층인 저희집의 제 방에서 어렴풋이 다 들었습니다.
전, 잠이 덜깨서 제가 잘못들은줄 알았어요.
달려나갔을땐 이미 쓰러져 어머니는 주저앉아 울고계셨고,
전, 언니가 불러준 콜택시를 어머니와 제제와 함께 타고...
응급실을 찾아 이십분 택시로 해메다... 결국 입원을 시켰습니다.
하루 혼수상태에 빠져있다가 금요일 새벽 구름다리를 건넜고,
제가 사망을 확인한 시각은 오전 9시 쯤이었습니다.
것도... 많이 위험한 상황이면 새벽이라도 전화 준다고 했는데...
그래서 혹시 해서 게으르고 무딘 제가 밤 새 전화기 한번 놓지 않고
잠도 한시간에 한번씩 깨면서 전화기를 확인했는데...
연락을 주지 않았더군요. 죽을때 옆을 지키지 못한것도 지금은 너무 힘듭니다.
토요일 오후인 지금, 애완견 장례업체가 저희 가족을 픽업하러 오기로하여
기다리는 중입니다.
곧 화장을 하러 가야해요. 제제는 이미 죽었지만... 이제는 제가... 죽을것 같아요.
저희 어머니는 바로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도 못 구했다는 죄책감과 상실감에 빠졌고,
본인 동생보다 제제를 더 사랑한다는 제 조카는 웃음을 잃었습니다.
초등학생인 아이가 뭘 안다고 가족들이 본인만큼 상심한걸 알고는
억지로 울음을 삼키는 모습만 보여요.
제제가 사고나서 응급실에 입원시키고, 전처럼 씩씩해지기는 힘들듯하다는 말을 듣고
저와 어머니는 동내 장애인 시설 서류 속 사진을 다 뒤졌습니다.
경찰에 신고도 이미 된 상태고
동사무소에서 알법하여 사회복지과에 문의하니 경찰이 공문보내야 협조 하겠다네요.
경찰들은 개한마리 죽은것때문에 본인들을 귀찮게 한다고 생각하는 말투와 표정.
경찰에게 공문 보내달라는 말은 아직 하지 않았습니다.
신고를 하면 경찰이 해주는 줄 알았지만, 안해주는걸 알게됬고,
해달라고 말 할 수 있겠지만... 사람들에게 많은 걸 기대하면 더 많은 실망만 하게될것같아...
우선, 그를 저희가 직접 찾아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경찰서 안에서, 진술 뒤 경찰이 하는 말,
그놈 잡으면 우리한테 연락하세요... 하더군요.
그놈 우리가 잡아 데리고 갈거면. 애초에 경찰에 신고해서 빈정상하는걸 하지 않았겠죠.
제가 그렇게 느끼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여튼 전 지금 세상이 모두 싫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새벽마다 그사람을 동네에서 수소문 하시다가..
정확히는 모르지만, 어딘가에서 복덕방을 하고있는 사람이라고 들으셨데요.
인상착의를 대략 기억하시고, 도망가는 뒷모습은 다리를 살짝 절었다고.
목숨 걸고 그 놈 찾으려고 합니다.
그 놈을 잡으면 어떻게 처벌해야 할까요.
생명을 귀히 여기지 못한 그 나쁜놈, 댓가를 치르게 하고 싶습니다.
처벌이 엄중할 수 있다면 합의고 뭐고 다 필요없이 그냥 감옥에서 썩게 하고 싶어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애완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은 모르는 그 가족애를...
사회는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많아서 엄중한 처벌이 불가능 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그사람에게 평생 힘들만큼의 보상금이라도 받아내려고 합니다.
무조건, 그사람이 댓가를 치르게 하는게 목적이예요.
제제에게도 꼭 잡아서 네가 힘든만큼 그놈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고,
저희 어머니와 제 조카의 상실감과 죄책감도 조금은 보상해주고 싶습니다.
온 집안이 어두워요. 불빛도 없고, 말소리도, 웃음도 없어요.
오직 눈물만 있습니다.
그사람이 어떤 댓가를 치를 수 있을지.
최대한 무거운 벌이 뭔지.
알려주세요. 제발...
제제와 저희 가족을 도와주세요...
병원에서 체온이 식어 딱딱히 굳을 모습을 제 눈으로 봤는데도.
실감이 나질 않아요.
침대에 누우면 뛰어 올라와 제 팔배게를 할것같고,
제가 화장실가면 화장실 문앞에 앉아있을것 같고,
회사갔다 돌아오면 창문에서 얼굴 내밀고 쳐다보다가...
현관앞에 쪼로로 달려나와 꼬리 흔들것 같아요.
씩씩한 제제가 죽기까지, 이 모든 일들이 만 이틀 안에 다 벌어진 일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