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쓸개즙 빼앗긴 반달가슴곰>  
 
강원도, 반달곰 사육사 마련방안 적극 검토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쓸개 빼앗긴 반달가슴곰의 새로운 안식처를 찾 아 주세요\" 인간의 그릇된 보신 문화로 인해 수년째 쓸개즙을 빼앗긴 반달가슴곰이 쓸개즙 채취장비 제거 수술을 받은 이후 점차 건강을 되찾고 있으나 다가올 긴 겨울나기를 위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달 초께 강원도 홍천군 갈마곡리 한 사육장에서 담낭에 고무호스가 꽂힌 채 발견된 반달가슴곰은 지난 18일 5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강원대 동물병원 내 야생동물 보호실(회복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반달가슴곰의 상태는 비교적 건강한 편이며 12월 초께면 수술부위도 완전 히 아물어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원대 수의대 의료진은 전했다.

그러나 문제는 반달가슴곰이 건강을 되찾은 이 후 정작 되돌아 갈 새로운 안식 처가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검찰에 구속된 쓸개즙 불법 채취업자에 의해 수년간 어두운 비닐하우 스 속에 갇혀 사육돼 온 반달가슴곰의 경우 지속적인 재활치료는 물론 당장 추운 겨 울나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야생동물 전문 보호기관의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상태다.

이에 따라 검찰은 경기도 내 2곳의 야생동물 전문 보호기관에 반달가슴곰의 위 탁보호 협조를 요청해놓은 상태지만 최근 이들 기관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내온 것으 로 알려져 향후 거취가 불투명한 처지다.

검찰 관계자는 \"공식 공문회신이 온 것은 아니지만 `내부 검토 결과 반달가슴곰 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 등의 부정적인 답변을 구두로 전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인간으로부터 수년간 쓸개즙을 채취 당하는 등 고통을 겪은 반달가슴 곰이 또다시 인간에 의해 버림받는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강원도가 `갈 곳 없는 반달가슴곰\'을 위한 별도의 사육 시설 마련 등 도 차원에서 보호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 가닥 희망의 불씨로 작용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강원도의 상징이 `반달가슴곰\'`인 만큼 갈 곳 없는 반달가슴 곰을 위한 사육시설을 별도로 만들어 보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를 위한 실무적 차원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26일 검찰 방문하는 등 긍정적인 방향으 로 적극 검토하고 있어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12일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이 반달가슴곰을 사육하면서 쓸개 즙 채취가 쉽도록 고무호스를 삽입하는 시술을 한 뒤 쓸개즙을 불법 채취.판매한 업 자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

j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