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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가든 전경. |
젊은 연인이 가게에 들어와 보신탕과 삼계탕을 시켰다.남자가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삼계탕을 시킨 여자의 젓가락은 어쩐 일인지 보신탕 그릇을 휘젓고 있다.
"아~ 삼계탕보다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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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신탕 |
여자들이여 이젠 내숭떨지 말고 맛있는 개고기의 세계로 빠져 봅시다.
낯익은 풍경을 보듯, 언젠가 와본 듯한 '길가든'.
길가에 자리 잡고 있어서 길가든인지, 예전 길다방 터에 자리잡아 길가든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낮은 지붕위로 고마운 볕이 스며지는 이곳은 어쩐지 사람을 자꾸만 편하게 만든다.
작고 소박한 외형에서 풍기는 이미지대로 점심장사를 마치고 꿀맛 같은 낮잠을 청하고 있는 오장환(47) 사장과의 첫 대면도 늘 만나는 사람을 대하듯 그렇게 자연스레 이뤄졌다.
한 여름이 되면 으레 한번쯤은 찾아 먹게 되는 보양식.'개고기'와 '삼계탕'을 내세워 2004년 문을 연 이곳은 예전 신작로에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원래 이 집터가 장사가 잘 안되던 곳이었는데 제가 오고부터 잘된다고 하네요"
인상한번 찡그릴 것 같지 않은 미소가 그렇듯 넉살좋은 그의 농담엔 가식을 찾아 볼 수 없어 더 좋다.
조금은 촌스럽게, 약간은 허술하게, 하지만 맛과 친절은 늘 최고로 보답해드리고 싶다는 당찬 그의 그림자가 오후의 뜨거운 태양을 더 낮게 그을린다.
화양면 장상리가 고향이라며 서천 토박이로 식품유통업에 종사한 그는 자연히 음식과 가까워지게 됐고 부인 임명순(42)씨와 함께 '길가든'을 운영하고 있다.
얼마 전 AI파동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룬 뒤 삼계탕이 갈비탕으로 바뀐 것 빼곤 이 집만의 주 메뉴인 '개고기'는 세월이 흐른 만큼 진한 국물로 더 깊게 벽돌 사이사이까지 채우는 느낌이다.
아주 오래 전 시름시름 앓던 나에게 억지로 영양탕을 건네던 외할머니 향기가 이 집만의 향기로 밴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든 사이 눈앞에 진공포장이 돼 더 신선해 보이는 개고기를 사장이 꺼내 보인다.
5년 전부터 다른 지역 손님들을 위해 진공포장을 도입, 택배주문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며 구입에서부터 직접 개를 잡아 신선한 고기를 손님의 식탁에 올리기까지 정성에 또 정성을 더 한다.
사계절 인기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개고기'는 요즘 제철을 만나 하루 평균 150그릇이 판매되고 있다는데 대부분이 단골손님이라고.
▲보신탕을 세상에서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
개고기는 탕과 수육, 전골로 즐기는데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건 육수.
자세한 레시피 공개를 꺼려하는 사장님을 졸라 육수 맛을 내는 비법을 물었다.
국물을 우릴 때 개 뼈는 필수라는 사실, 술안주로 개고기를 즐길 땐 수육에 소주를 곁들이면 개고기 특유의 비린내도 줄일 수 있다.
지역에 따라 갖은 양념이 수육과 함께 나오지만 길가든 사장님이 강추하는 야채는 '부추'.
생 부추무침에 수육을 싸서 먹으면 그 맛 또한 일품이라고.
깻잎을 싸 드시는 손님들이 간혹 있지만, 깻잎은 개고기의 고소한 맛을 무디게 해 개고기와는 궁합이 맞지 않는 야채라고 귀띔한다.
개고기를 최대 즐길 수 있는 메뉴는 수육, 수육을 먹은 후에도 배가 섭섭하다면 '반탕'을 시켜 먹는 방법도 개고기를 즐기는 알짜 노하우다.
▲'초년병'들은 절대 모르는 개고기의 맛있는 가격
개고기를 먹어보지 않고서는 맛을 논할 수 없는 법!!
집에서 기르는 멍멍이가 생각나 개고기를 회피하는 사람이라면 올 여름은 영양과 맛을 함께 담은 '길가든 표' 개고기에 주목하자.
개고기의 기본은 '탕'인데 3가지로 특 10,000원, 보통 8,000원, 반탕 5,000원.수육과 전골은 2인기준 30,000원부터다.진공포장 시 1인분 기준, 탕(150g), 수육(400g), 전골(400g)로 입맛에 따라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