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동물 제보

위기 상황에서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동물들을 제보해 주세요.

고양이가 살해된 것 같아요.

월 21일 오후 6시쯤 엘리베이터 대신 아파트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는데 9층과 10층 사이의 유리창과 그 앞 철창 난간 사이에 겁에 질린 채 숨어 있는 성묘 한 마리를 발견했습니다. 잘못하면 위쪽 창문으로 뛰어 내릴 수도 있고, 계단은 1층을 제외하고 밖으로 나가는 비상구 문이 다 닫혀 있었기 때문에 고양이가 밖으로 나가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대로 두고 갈 수 없어서 고양이가 철창 밖으로 나오도록 먹이로 유인했지만 고양이는 꼼짝도 하지 않고 사람을 매우 경계했습니다. 경비 아저씨에게 도움을 요청드렸더니 119에 신고를 하자고 하셔서 119로 전화했더니(18:25) 동물 구조는 하지 않는다며 110으로 문의하라고 했습니다. 110에 전화해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18:26) 마포구청 당직실로 바로 연결해줬습니다. 당직실에 상황을 설명하자 민원이 접수되었다며 방문하겠다고 했고, 저는 약속이 있어서 자리를 뜰 수밖에 없었습니다. 19시 36분에 당직실에서 전화가 걸려왔는데 못 받아서 19시 53분에 전화를 제가 다시 걸었고, 현재 상황을 물으시기에 현장에 지금 없어서 모르겠으나 그 자리에  계속 있을 것 같으니 구조 부탁드린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밤 10시 반쯤 아파트 주민인 친구와 함께 도착했습니다. 고양이가 구조됐을 거라 믿었지만 혹시 몰라서 계단으로 올라가보니 고양이가 여전히 아까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다시 110에 전화를 걸었더니(22:29), 이번에는 동물구호 활동 협약을 맺은 동물병원 몇 군데 연락처를 알려줬습니다. 그래서 병원들에 전화를 했으나 이미 밤 10시가 넘은 상황에서 전화를 받는 곳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마포구청 당직실로 연락을 했고(22:33) 당직자는 상황을 재차 물은 뒤 현장 사진을 보내달라며 메일 주소를 알려줬습니다. 저희는 바로 고양이 사진을 찍어서 메일로 보냈습니다. 당직실에서 다시 전화가 왔고(22:38) 당직자는 지금은 현장에 출동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지만 밤 12시부터는 서울시 유기동물 구조단이 활동하니 그 쪽에 연계해도 되는지, 밤 늦은 시간에도 연락을 받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저는 아무리 늦어도 괜찮으니 꼭 좀 연락주시고 구조 부탁드린다고 이야기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러나 새벽 1시까지 아무도 오지 않고 연락도 없었습니다. 


저는 일단 고양이가 놀래서 창문 밖으로 뛰어서 떨어질까봐 1층부터 꼭대기층까지 다니면서 열려있는 창문을 다 닫았고, 꼭대기 층에서 일부러 큰 소리를 내며 고양이를 몰아서 1층까지 내려가게 만들려고 시도하기도 했지만 고양이는 꼼짝도 안 했습니다. 고양이에게 물과 사료를 다시 갖다줬으나 하루종일 굶었을텐데도 겁에 질린 고양이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저와 친구는 번갈아 가며 구조단이 오길 기다리며 현장을 지키다가 새벽 2시가 다 되어 집에 돌아갔습니다.


아침 8시 경에 다시 나가보니 고양이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친구가 출근 때문에 먼저 나가면서 경비 아저씨(어제와 다른 아저씨)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마포구청에 연락해서 온다고 했는데 아직 안 온 것 같으니 대신 신고 좀 넣어달라고 했습니다. 경비 아저씨는 구청에 연락을 했는지 다시 물으면서, 그래봤자 고양이인데 자기는 남자니까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친구는 일단 마포구청에 연락을 해보시고 직접 구조하실 거면 고양이가 밖으로 나올 수 있게 잘 좀 구조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자리를 떴습니다. 그리고 바로 제게 전화해서 아무래도 느낌이 좋지 않으니 출근하기 전에 고양이 한번만 더 확인하고 출근하라고 했고, 저는 출근 준비를 마치고 계단 쪽으로 갔습니다. 12층과 13층 사이에서 소리가 들려서 올라가보니 경비아저씨 두 분이 이미 계단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제가 목격한 장면은 한 아저씨가 야구방망이고 고양이 가슴을 누르고 있었고 다른 아저씨는 고양이 입 안에 우산 끝부분을 넣고 있었습니다. 고양이는 고통스럽게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저는 너무 놀래서 '지금 고양이를 죽이시려는 거예요? 말했더니 아저씨는 '네'라고 하길래 '마포구청에 연락했는데 왜 이러시는 거예요?'라고 하는데 아저씨가 우산을 고양이 목에서 뽑았습니다. 우산이 뽑히면서 고양이 몸이 같이 공중에 떠올랐고 목에서 뭔가가 뿜어져나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너무 충격을 받아 자리를 떴습니다. 


충격을 받은 채 차에 앉아 있는데 마포구청에서 전화가 왔고(22일 09:04), 저는 울면서 왜 어제 출동을 안 했냐고 물어보며 지금 아저씨들이 고양이를 죽이는 거 같으니 빨리 가보라고 했습니다. 마포구청 담당자(동물보호팀, 02-3153-8542)는 전날 밤에 우리가 전화했을 때 단기 민원인데 장기 민원으로 접수가 잘못된 것 같다고 하며 일단 현장에 가본 뒤 연락을 다시 주겠다고 했습니다. 연락을 기다리는데 친구가 직접 마포구청에 전화를 해보겠다고 해서 연락처를 알려줬고 친구가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친구는 오전 11:41에 동물보호팀에 전화를 했고, 담당 계장이 회의에 가서 부재중이라 다른 직원과 통화를 했습니다. 그 직원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고, 지금 담장자가 회의 중이라서 확인이 어렵다며 1시 이후에 통화가 가능할 것 같다고 했고 유기동물 구호 담당자가 현재 다른 동물 구조 중이라 이 일이 끝나야 출동할 수 있을 거 같다고 했습니다. 제 친구는 어제부터 몇 차례에 걸쳐 민원을 넣었는데 알겠다고 하고 단 한번도 출동하지 않은 점에 대해 항의하면서, 무책임한 처리 과정 때문에 고양이가 무참히 살해된 것 같은데 이에 어떻게 책임있게 대응할거냐고 했습니다. 직원은 상황을 한번 파악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고 오늘 안에 되도록 빨리 연락 주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제 친구는 동물학대 사건으로 신고하려면 경찰이나 각 시/군/구의 동물보호 업무 부서로 연락하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마포구청은 어디로 연락해야 하는지 물었고, 직원은 바로 그 부서가 동물보호팀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부서가 있긴 하지만 수사권이 없으므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발뺌했습니다. 


친구가 전화를 끊고 민원을 넣으려고 사건 일지를 정리하는 중, 마포구청에서 연락이 와서 받으니 오전 9시에 제게 전화를 했던 담당자였습니다. 그 전날부터 민원 처리가 제대로 안된 점을 사과했고, 당직자들이 민원처리에 미숙한 점이 있었음을 시인하며, 재발 방지를 위해 회의 소집을 준비 중이라 했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경비 직원 둘과 관리사무소 측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경비 직원들이 '고양이를 죽이지 않았다. 구조하려고 했는데 너무 사나워서 제압하고 목을 잡으려고 했는데 결국 못 잡았고, 이러다 고양이 죽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포기하고 내려왔다. 우리도 동물보호법에 대해 아는데 어떻게 고양이를 죽이겠느냐. 잠시 후 다시 가보니 고양이는 이미 도망치고 없었다.'라고 얘기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본인은 경비 직원들이 거짓말하는 것 같지 않다면서, 혹시 고양이가 발견되면 즉시 연락달라고 직원들에게 일러뒀으며, 만약 부상입고 고양이가 발견된다면 구조해서 치료하고 방사하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제 친구는 몇 차례나 민원 접수를 했음에도 구청에서 출동하지 않고 문제를 방치한 점, 차라리 출동이 어렵다고 하면 다른 조치를 취했을 텐데 믿고 기다리다가 시간이 지체되면서 우리가 상황을 감시하고 대처하기 어렵게 된 점 등에 대해 항의하고 일단은 통화를 마무리했습니다. 


저는 통화내용을 친구에게 전달받고 다시 상황을 되짚어 보았습니다. 제가 목격한 장면은 분명히 경비 아저씨들이 고양이를 학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고양이를 죽이려고 하냐는 질문에 분명히 아저씨 중 하나가 그렇다고 대답했으며, 고양이는 이미 죽음 직전에 이른 모습으로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저는 퇴근 후 오후 5시쯤 다시 두려운 마음으로 다시 고양이가 있던 계단을 살펴보았습니다. 고양이는 없었고, 꼭대기 층의 바닥에 흩뿌려진 혈흔과 고양이가 숨어있던 난간 사이에 묻은 핏자국, 그리고 어지럽게 널려있는 고양이 털들, 분명히 전날 닫아놓았던 창문이 열려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분명히 경비 직원들은 마포구청 직원에게 고양이가 자기들을 할퀴었지 자기들은 고양이를 다치게 했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경비 직원들의 말이 거짓임이 의심되는 지점입니다. 그리고 고양이가 도망갈 수 있는 출구는 1층 뿐인데 계속 고층에 숨어있던 고양이가 1층까지 내려와서 무사히 빠져나갔다는 것도 믿을 수 없는 대목입니다. 고양이는 전날까지 계단 난간에 숨어 빠져나가지도 못하고 굶주린 상태로 하루 이상을 넘긴 상태였습니다. 


제가 보낸 사진들을 보고 충격을 받은 친구는 아파트 경비 직원(다른 사람)을 찾아가 고양이를 찾고 있다며 오전 8시 반에서 10시 사이의 아파트 엘레베이터 CCTV를 보여달라고 했으나 경찰과 임의동행하지 않고 보여줄 수 없다고 했고, 관리사무소에 연락하라고 했습니다. 만약 경비 직원들이 고양이를 살해하고 사체를 들고 엘레베이터에 탔다면 CCTV에 그 증거가 남아있을 것입니다. 


저희는 고양이가 안전하게 구조되어 주민과 고양이 모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들을 했습니다. 그 모든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저는 경비 직원들이 고양이를 학대하는 너무나도 끔찍하고 잔인한 장면을 마주해야 했고, 저와 제 친구는 지금 극심한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경비 직원들은 학대 사실을 부정하고 있고, 마포구청 동물보호팀은 아무 조치도 없이 그 말을 그대로 전하며 상황을 방관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사실을 알고 싶습니다. 제가 목격한 것도 있고, 현장에는 핏자국이 아직도 선명한데 그대로 경비 직원들의 말만 믿고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 주변 CCTV를 조회를 통해 당시 상황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경찰 민원으로 신고도 넣었는데, 저희가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요?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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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을 쓴 사람의 친구(글 속에 등장하는)입니다. 글쓴이가 전화 연락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 대신 글을 올립니다.
학대 직접 목격자는 아니지만 함께 상황에 대처하고 대응하고 있습니다. 도와주세요. 






댓글

동물자유연대 2020.07.24

전화로 안내를 드린 것 처럼 접수된 번호를 통해 마포경찰서 민원실에 담당수사관과 수사 진행상황에 대한 확인을 요청해주세요. 안타까운 상황에 놓인 동물을 위해 제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후 과정에서 도움이 필요하실 경우 02-2292-6337로 전화를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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