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동물 제보
위기 상황에서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동물들을 제보해 주세요.
-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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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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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4일 월요일———
오후 2시15분경 동네 주택가 골목을 지나가는데 골목길에 개 2마리가 있었습니다 (이 주택가는 재개발 예정으로 살고 있는 세대가 많지 않은 걸로 알고 있어요)
하얀개의 털 상태를 보니까 ‘재개발 지역에 버려진거 아닐까’ 하는 불안함이 들어서 주인을 찾기 위해 개들한테 “집에 가자” , “엄마한테 가자” 하며 주택가 사이로 걸어갔더니 개들이 제 앞으로 앞장서서 가길래 쫓아갔습니다 그리고 곧 현관문이 열려있는집을 보게 됐어요 누가봐도 ‘집주인이 이사갔는데 개들을 짐이랑 같이 버리고 갔나보다.’ 라고 생각할 집상태였어요
현관문은 활짝 열려있었고 쓰레기는 엄청 많고 바닥 한쪽에서는 물이 새는지 물이 차있었습니다
개들을 위한 밥은 없었고 물은 그릇에 조금 담겨있었는데 오래전에 준건지 더러웠습니다
참담한 집안의 모습과 그곳에서 서로 의지하며 익숙하게 주인을 기다리는 것 같은 개들을 보면서 혼자 울다가 사료랑 물을 챙겨주고 있었는데 윗집에서 아줌마가 나오시길래 개들에 대해서 여쭤봤어요
“하얀개는 이름이 수박이고 여기 사시던 할머니께서 키우셨는데 할머니가 요양원을 가시게 됐고 이후로는 할머니의 아들이 며칠에 한번씩 와서 먹을거를 주고 가는 듯하다 갈색개는 이름이 사랑이라고 했던 것 같고 그 아들이 데리고 온것 같다면서 본인들도곧 이사갈거라 개들이 안쓰럽다”고 하셨어요
특히 수박이는 할머니가 참 예뻐하셨는데 좋은 데로 보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꼭 좋은 가족분들 찾아서 입양 보내줄테니까 개들 데려갈 수 있게 여쭤봐달라고 부탁드리며 제 번호를 남기고 왔습니다 (윗집아줌마가 본인이 할머니 손자의 며느리 번호를 알고 있으니까 전달해주겠다고 하셨어요)
👉🏻 9:42pm 윗집아줌마와 통화내용: 그 며느리한테 그쪽 번호를 알려줬으니까 곧 연락이 갈거다, 지금 그 아들이 와서 개들을 데리고 나간 것 같다 👈🏻
👉🏻 9:50pm 며느리분과 통화내용: 개들이 그렇게 지낸지 1년정도 됐을거다, 지금 개들의 주인은 작은아버지인데 사랑이는 작은아버지가 데려온거라 2-3개월뒤에 거기 허물면 작은아버지가 키울거라고 한다, (제가 내일 수박이만 데리고 나오면 사랑이가 거기 혼자 있어야하니까 제가 두마리 다 데리고 가는게 낫지 않겠냐고 설명하니까)듣고보니 맞는 말 같아서 두마리를 다 데려가실수 있게 다시 얘기해보고 바로 연락주겠다 👈🏻
그런데 연락은 다시 오지 않았고 그 아들분은 갑자기 밤에 와서 개들을 데리고 나갔다고 하니까 이상하게 불길해서 11:03pm ‘혹시 아직 얘기 안되셨을까요?’ 하고 문자를 남겼습니다
———5월25일 화요일———
7:18am ‘연락드릴게요’ 하고 답장이 왔습니다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수가 없어서 오후 1시30분경 개들을 보러 갔어요 개들은 다행히 집안에 있었고 제가 준 밥과 물이 많이 남아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와 다르게 수박이가 오른쪽 뒷다리를 저는 것 같았어요
도저히 두고 볼수가 없어서 며느리분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안 받으셨고, 그 개들을 함께 돌보고 있는 내친구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더니 받으셨습니다
👉🏻 1:37pm 며느리분과 통화내용: 나중에 집 허물 때 이주비 받으면 두마리 다 작은아버지가 데려갈거니까 가만히 냅둬라, (수박이가 다리를 다친거 같다니까)난 주인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고 알아서 할테니까 신경 끄고 둘 다 데려가지 마라, (작은아버지번호는 알려주실 수 없나 여쭤보니까)작은아버지 번호는 알려주지 말라고 했다 👈🏻
전화를 끊은 직후 집앞에 서있는데 어제 본 윗집아줌마가 갑자기 나타나셨어요 반갑게 인사를 드렸더니 무시를 하시고 개들이 있는 집의 현관문을 닫으면서 “가세요 주인이 알아서 데려간다니까 가만히 냅두세요” 하더니 사라지셨습니다
결론은 이주비를 받기 위해서 사람이 사는 것처럼 보이려고 물건 놔두듯이 개들을 놔둔 것 같았고, 벌레와 쓰레기뿐인 이 집에 방치된 개들을 눈 앞에 보면서도 주인이 데려갈거라고 우기는 사람들이 있어서 개인이 구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습니다
어제 봤을때는 다리를 저는 느낌이 전혀 없던 개가 오늘 봤을때는 다리를 저는 것 같은 느낌이 확실히 드는데도 증거가 없어서 경찰에 신고를 할 수도 없었습니다
저희가 자꾸 가서 밥과 물을 챙겨주면 혹시라도 개들을 어디로 빼돌릴까봐, 저때문에 개들이 해코지를 당할까봐 그게 너무 두려워서 밥과 물을 챙겨주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아도 막막하고 걱정되고 미치겠습니다
특히, 할머니가 처음부터 키우셨고 많이 예뻐하셨다는 수박이는 할머니가 없는 지금 이 상황이 얼마나 힘들까요..수박이는 살고있는게 아니라 할머니를 기다리면서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게 아닐까요..
(5월24일 밤에 며느리분과 처음 통화할때 작은아버지가 사랑이는 데리고 가겠다고 말하셨다는데 수박이는 전혀 언급이 없었습니다)
이주비때문에 방치되어있는 개들입니다
제가 발견했을때 밥도, 물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구조해줄수가 없었습니다
밥과 물을 챙겨주는 것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제발...주인이라는 사람을 설득하고 구조해주세요
며칠에 한번씩 밥과 물을 챙겨주는 것도 개들한테 해코지할까봐, 역효과가 날까봐 너무 걱정되고 눈치가 보입니다
금액이 부담되신다면 제가 최대한으로 꼭 반드시 돕겠습니다
제발...간절하게 부탁드립니다
——찍어놓은 사진, 영상 있습니다 파일명때문에 업로드가 되지 않아서 올리지 못했습니다——
댓글


동물자유연대 2021.06.02
안녕하세요 동물자유연대입니다. 전화드렸는데 받지않으셔서 댓글 남깁니다. 통화 가능하실때에 02)6959-4971로 문의해주시면 친절히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위기동물대응팀 김영우활동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