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동물 제보
위기 상황에서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동물들을 제보해 주세요.
- 문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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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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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구에 위치한 대전아쿠아리움의 3층에는 맹수관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천연기념물인 반달가슴곰, 멸종위기 동물인 뱅갈호랑이 외에도 스라소니, 흑표범, 사자, 하이에나 등이 일반 가정집 거실보다도 작은 공간에 갇혀있습니다.
두껍고 날카로운 쇠꼬챙이에 닭 날개나 사과를 꽃아 먹이 체험 명목으로 2천 원에 팔기도 합니다.
작은 구멍을 통해 직접 먹이를 줄 수 있도록 해놓았기 때문에 잘못하면 동물들이 꼬챙이에 찔리거나 관람객이 아쿠아리움에서 파는 먹이가 아닌 다른 먹이를 줄 수도 있지만 쇠 꼬챙이로 동물을 찌르지 않게 조심하라는 문구만 적혀있을 뿐, 단 한 명의 안전요원도 없습니다.
먹이 판매를 위한 직원이 한 명 있지만 관람객이 안전하게 먹이를 주고 있는지, 동물에게 위해를 가하는지 따위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폭염주의보에도 반달가슴곰과 하이에나, 스라소니 등의 사육장에는 물이나 얼음은 물론 그늘조차 없습니다.
성인의 걸음으로 10걸음이 채 되지 않는 좁은 공간에 살고 있어 다른 사육장이 따로 있는 건가 했지만 직원에게 문의해본 결과 그 좁은 사육장이 다였습니다.
전시를 위한 사육장 옆에는 성인 발걸음으로 5걸음 정도 되는 작은 공간이 연결되어있었는데, 아쿠아리움 영업이 종료되면 그 작은 공간으로 가는 듯합니다.
수년간 들어온 많은 민원들을 의식한건지 맹수 사육장 옆에는 사육일지들이 빼곡하게 붙어있었는데, 이마저도 잘 쓰지 않는 건지 자세히 보면 실제 사육장에 있는 동물과 일지에 적혀있는 동물의 이름이 다릅니다.
더해서 소리에 민감한 동물인 비버 옆에는 큰 노래가 나오는 놀이기구가 여러 대 있었고, 추운 지방에 사는 북극여우는 얼음 하나 없이 너구리 사육장과 비슷하게 조성된 환경에서 살고 있었으며, 알파카는 군데군데 털이 빠진 채로 하얀 공작새와 살고 있었습니다.
맹수들 말고도 기니피그, 너구리, 토끼, 미어캣, 사막여우, 앵무새 등이 먹이 체험이 가능했으나 이 역시도 맹수관과 마찬가지로 안전요원 하나 없었습니다.
2023년 4월 기사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한 손해로 사육장 증축에 어려움이 있었고, 2024년에는 사육장 공간을 3배 이상 늘릴 예정이라며 현재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했지만 2024년 9월인 지금도 사육장의 상태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몇 년간 10걸음도 채 되지 않는 공간에 갇혀있어 스트레스로 인해 모든 맹수들이 계속해서 사육장을 빙글빙글 돌거나 사육장 구석에 가만히 누워있기만 합니다.
대전아쿠아리움을 검색해보기만 해도 정말 많은 민원글이 나옵니다.
맹수관의 동물들이 이상행동을 하고 있고, 아주 좁은 공간에 갇혀있다는 내용의 블로그 글, 기사, 뉴스 등이 수없이 많은데 몇 년간 개선된 점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제발 몇 년간 고통받고 있는 천연기념물들을 도와주세요
댓글


동물자유연대 2024.09.19
안녕하세요. 동물자유연대입니다. 제보를 주신 시설은 전시동물의 복지를 충족하기 어려운 부적절한 전시 시설이지만 법으로는 허가받은 동물원에 해당합니다. 작년 말 개정한 동물원법은 동물원 개원 요건을 허가제로 강화하였으나, 기존에 동물원으로 등록한 시설에 대해서는 2028년 12월까지 유예기간을 부여하여 적합한 시설을 갖추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라 제보를 주신 동물원 역시 법으로는 허가 시설에 해당함에 따라 당장 제재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동물원법 개정안을 통해 전문가를 위촉해 시설을 점검하고 개선 사항에 대해 자문할 수 있도록 하는 '전문 검사관제'를 새롭게 도입했습니다. 지금 당장 시설을 폐쇄할 수는 없더라도 이러한 제도 등을 이용해 즉각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조치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도 함께 민원을 넣어주신다면 전시동물 복지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동물원법 개정안으로 맹수 등 실내 전시에 부적합한 동물을 실내에서 사육하지 못하도록 금지함에 따라 향후에는 제보를 주신 형태의 실내동물원은 우리 사회에서 사라질 예정입니다. 유예기간을 거치는 동안에는 꾸준히 시설 개선을 유도하고, 적합하지 않은 시설은 사회에서 퇴출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전시동물 복지와 동물자유연대 활동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