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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오전부터 울어대던 고양이

새벽 5시... 잠들면 업어가도 모르던 제가 녀석의 울음소리에 눈을 뜨게되네요.

왜 울까. 혹시 마지막 부름인가.. 얼른 작은 방으로 가보니 그건 아니고..

이젠 제 어미를 찾는게 아니라 절 찾는거같습니다. 안아주니 품안에 머리를 코 박고 자네요.

나.. 이 녀석아... 나도 좀 자자. 싶은 생각을 하다 눈 떠보니 앉아서 그놈 품고 자고 있던 나. 허허...

녀석 그대로 잠자고 있었더랬죠.

출근 하는길. 집에 아무도 없고 그렇다고 두고 가자니 겁나 신경쓰이고.

뭐 아무튼 병원에서 영양제 한방 더 맞힐 심산으로 데리고 나왔는데 결국

회사까지 데리고 왔습니다.

고기 갈아놓은 사료, 주사기로 입에 넣어주니 좋다고..  바닥에 떨어진 고기조각도 주어먹는 땅그지 녀석입니다.

살려고 합니다. 제 녀석이 스스로 살려고 합니다.

밥 먹구 나더니 힘좀 쓴다고 울고불고 내참. 죽어가는거 살려놨더니 안아달라 보채고. 잠시후에 25시에 오후까지만 맡겨보려 합니다.

참 염치 없지만.. 우선 이 회사 이러구 짤리면 우리 애들도 쫄쫄 굶기에..

이래저래 눈치밥먹는 월급쟁이들이여~

살겠다고 버티는 녀석.. 한 미모 합니다.

생후 2주에서 한달사이로 보는데 왜 이리 쪼매난건지.

으쌰으쌰. 힘내자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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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가 조금 넘어 눈을 떴습니다. 애들 밥은 주어야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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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도 하고 널러 뒷마당으로 가는데 갸냘픈 고양이 울음소리. 아랫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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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키우나 하고 기웃기웃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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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작은 녀석 한마리가 힘도 없이 엄마를 찾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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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러 건드려서 내 냄새에 어미가 새끼를 안 거둘까 염려되, 잠시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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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쯤 되서, 급한 약속때문에 나갔다 왔을때, 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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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다시 불러봤습니다. 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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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소리에 반응 하는 녀석을 우선은 거둬야겠어서 위집 아래집 다니며 후레쉬 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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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녀석은 너무 탈진해 있는 상태였는데 이 상태로는 물 한모금 먹질 못하고 안고 뛰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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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을 넘기기 힘들다고 하네요. 그래도 우선은 살려야겠기에 영양제 한방 맞히고,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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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아버지가 지금 외국에 나가셔서 다행이지. 아무튼 오늘 밤이 고비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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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물을 입가에 뭍혀주고 있는데 전혀 먹을 생각을 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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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만 동그랗게 뜨고, 불빛에 대한 반응도 아주 미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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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내가 들어 안을땐 조그만 목소리로 울음소리를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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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만 버티어주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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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만 말이죠...




댓글

박경화 2004.08.30

고생하시네요... 녀석.. 이겨내길 빕니다. 아자아자 화이팅!!!


홍현진 2004.08.30

사랑이 약이군요... 정말 고맙고.. 수고가 많으셔요...ㅠㅠ


박성희 2004.08.30

정말 다행이네요. 미라님의 정성과 사랑으로 녀석 꼭 살겠네요.


김남형 2004.08.30

휴....다행이다... ^^


안혜성 2004.08.30

녀석 살았군요,누군가 보살펴준다는게 살게하는 의지가 되나봅니다.


이옥경 2004.08.30

아휴..고생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