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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절차관련하여...

제목은 이렇게 썼지만 절차관련된 내용 외에  조금은 다른 내용도 쓰려합니다.
 
로즈의 소식을 접한 지도 어느 덧 시간이 많이 지났네요..자유연대 외에서도 종종 이런 소식을 접하게 되면 예전에는 안타까운 마음이 앞섰지만 이제는 화부터 납니다. 왜 아이가 그런 상황에 처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말이죠......
 
본론부터 얘기하자면 꼭 이번 로즈때문이 아니더라도 예전부터 입양절차 관련해서 추가했으면 하는 과정이 있어서 조심스레 제안드립니다.
 
추가했으면 하는 과정은 대충 예상하시겠지만 반려동물들에 대한 보호자교육과정입니다.
 
아픔을 가지고 있던 아이들을 입양함에 있어서 환경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 대한 이해와 보호자 학습 또한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유연대를 통해서 아이들을 입양하시는 분들의 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겠지요. 하지만 아이들의 시선에서 올바른 방법으로 사랑을 주고 교육해주시는 분들을 찾기란 쉽지 않은게 국내 반려문화의 현실이기도 한거 같습니다.
 
저는 현재 동물병원에서 야간테크니션실장으로 재직 중이고 1년 6개월 전부터 반려견의 행동에 관한 공부를 시작하고 최근들어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반려견 생활교육상담을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실제로 상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나 내원하시는 보호자들과 반려동물들을 보고 있자면 오히려 제가 보호자들에게 아이들 좀 살살다뤄주세요, 이렇게 다니시면 위험해요, 잃어버리거나 사고날 수 있으니 조심해주세요라고 부탁할 때가 빈번할 정도로 보호자들은 자신의 반려동물들을 대함에 있어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반려동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얘기도 되겠지요.
 
너무나도 잘 아시겠지만 사고와 분실은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일어나게 됩니다. 특히나 한 번의 상처를 가지고 있으면서 긴장감이 높은 아이들의 경우엔 외부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여 그 위험성은 더욱 높을 것이고요. 그래서 입양하시는 분들의 교육과정을 추가하는게 어떨지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이 부분에 있어서 참 반가웠었던 소식 중에 하나가 이전에 자유연대에서 반려견 사회화 교육을 계획했었던 것인데요.
 
당시 신청 내용이나 후기를 보고 약간은 다른 시각을 몇몇 말씀드려보고자 합니다.
 
1. 먼저 사회화 시기는 그저 아이들의 사회성이 형성되는데 필요한 기간이라기 보다는, 이 시기에는 아이들이 많은 외부자극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시기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사회화 시기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시기로 그 뒤에 찾아오는 공포나 두려움을 인지하는 시기로, 약간은 다른 접근이 필요한 시기가 찾아오게 되고요.
 
이 시기를 적절한 경험을 통해 넘기지 못한 아이들 중에서 공격성이나 공포심으로 인한 경계가 심해지는 아이들이 생기게 되고 이러한 아이들을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들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사회화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한 아이들은 공격성과 두려움으로 인해 경계가 심한 아이들인데 반려견 사회화 교육 신청공지 말미에 이러한 아이들은 수업 진행이 어려울 수 있으니 수강이 어려울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누구를 위한 사회화교육인지 약간은 의아했었습니다.
 
 
2. 우리주인이달라졌어요.
사회화 교육 캠페인으로 우리 주인이 달라졌어요라는 이벤트?를 하셨던 적이 있으셨지요. 그때의 답변에 대한 다른 시각에 대해 말씀드려보고자 합니다.
 
- 대소변 문제에 대해 영역표시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배변을 보고 싶을 때 여러 곳에 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해둔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성견의 경우 대소변 문제를 호소하는 대부분은 생활환경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 문제이거나 배변 장소의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반려견들에게 흔히 소변 실수, 소변 문제라 불리는 마킹의 의미는 우리가 좋은 곳에 가면 사진을 찍는 것과 같은 행동이라고 보시면 될거 같습니다. 그런 동시에 냄새를 통해 사회에 나를 알리고 냄새를 통해 다른 아이들의 존재를 인식하는 과정, 즉 소셜활동의 하나라고 보는 것입니다. 이곳은 내 영역이야의 개념과는 조금 다른 것이죠.
 마킹이나 배변실수의 또 다른 주요한 의미 중에 하나로 앞에서 언급한 심리적 표현수단을 들 수 있을 겁니다. 스트레스의 수준이 높아져 ''나 지금 힘들어요''의 표현인 경우인 것이죠.
 
- 짖는 문제에 대해서 좋거나 싫거나로 단순화 한 것에 대한 다른 시각입니다. 아이들이 짖는 경우에는 경계, 알림, 요구성 짖음, 헛짖음 등 상황에 따라 짖음이 나올 수 있습니다. 단순히 처한 다양한 상황이 좋고 싫음으로 나눠서 생각할 수 있을만큼 우리 아이들은 단순하지 않은 게 사실이지요. 
 
- 분리불안에 대해 사회화교육을 통한 감정조절이라는 표현에 대한 다른 견해입니다. 짖고 경계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회화교육을 통해 완화시킨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리와 외로움에 관련된 분리불안의 경우는 살짝 다르겠지요.
 사람도 그렇고 보호자만을 바라보는 반려견도 그렇고 아마 둘다 외로움에 아무렇지 않게 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입니다. 참고 견디는 것이겠지요. 반려견의 분리불안은 혼자서 있는 법을 알려준다기 보다는 보호자와 분리되었더라도 보호자는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는 믿음을 알려줘야한다는 것입니다.
 
 
3. 반려견 사회화 교육
 저는 사회화 교육이라고 해서 아이들에게 우리 주변의 환경과 사물에 대해 어떻게 하면 부드럽고 안전하게 알려줄 수 있는 지에 대한 교육이 있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대와는 조금 다르게 진행되어 아쉬웠습니다..
 
눈을 마주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춰서 교육하기 보다는, 반려견이 보호자의 바디랭귀지에 집중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눈을 마주쳐도 나쁜 것이 아니구나를 인식하는 방향이 - 눈을 마주치는 것을 대립의 의미로 인지하고 있는 건강한 시그널을 가진 반려견들에게도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갈 수 있겠지요. 비슷한 말 같지만 이 한끝 차이가 스트레스없는 교육과 효과의 지속성, 다른 반려견과의 관계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화 교육이 절실한 아이들은 시각적, 청각적으로 예민하고 다른 반려견이나 사람에게 공격성을 보이는 아이들일 것입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음악을 틀어놓고 소란스럽고 부산스러운 환경에서의 사람기준의 놀이를 통한 교육과정은 약간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앉고 기다리는 모양을 만들어서 상황을 참아냈다고 사회화가 됐다고 여기는 것은, 왠지 앞에서 무서운 괴물이 다가오고 있는데 보호자가 앉아서 기다리라고 했으니 무섭지만 떨며 참고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고 사회화가 됐다고 여기는 것과 다를게 없어보입니다.
 저 것(저 사람)은 너의 생각과는 다르게 괴물이 아니라는 것을 안전하고 단계적으로 좋은 경험을 통해 알려주는 것이 시간은 오래걸릴지 몰라도 반려견에게는 보호받는 느낌과 더욱 좋은 경험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만 쓰다보니 약간은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으시겠지만 보호자와 반려견의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취지가 같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습니다. 앞으로 더욱 좋은 사회화교육 클래스가 구성되었으면하는 여러 의견 중 하나라고 여겨주겼으면 합니다.
 
 
다시 제목과 관련된 내용으로 돌아와서....
 
입양절차에 교육과정을 추가하게 되면 입양률이 떨어진다던가 인력이나 여건 등 실질적인 부분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을거라 봅니다.
 
하지만 사람의 기준으로만 강아지들을 이뻐해주고 고양이를 마치 강아지 대하듯 하는 보호자들이 생각보다 많음에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의무사항이 아니더라도 원하시는 분들 또는 필요하다고 판단되시는 분들께만이라도 해당반려동물에 대한 교육과정을 넣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댓글

정원창 2017.02.19

아이들의 행동에 대해 교육상담을 하거나 공부하면 할 수록 느끼는 것은 기술적인 측면도 무시는 못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영역이라는 점 같아요.


정원창 2017.02.19

엇 김은숙선생님 바쁘신 와중에 이렇게 댓글을 달아주시니다니. 항상 감사드리고 자유연대에 계신 모든 분들 응원하고 있습니다.


동물자유연대 2017.02.17

안녕하시죠, 정원창 선생님. 교육본부장 김은숙 입니다. 동물보호교육교재 제작 사업뿐만 아니라 저희들의 모든 활동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개인적으로 책과 반려동물들과의 삶을 통해 아이들의 심리상태를 잘 이해한다고 생각해 왔는데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지식과 경험 이상의 동물 사랑이 담겨있어 더욱 공감이 큽니다. 반려견 사회화 과정과 행동 교정에 관한 동물행동학자들의 이론들이 핵심 부분은 같습니다. 그러나 접근 방식이 다양하여 각각 장, 단점이 있음에도 각 전문가의 신념에 따라 다르게 반려동물 사회화 교육을 하고 있더군요. 반려견 사회화 교육 관련 선생님께서 지적해 주신 많은 부분 공감하고 있으며, 실제 저희 스스로도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것도 많습니다. 이 사업은 저희가 수행하는 교육 사업 중 특히 중점을 두는 것 중 하나로 더 공부하고 준비를 철저히 해서 앞으로 더 나은 수업을 진행할 것입니다. 계속 지켜봐 주시고 언제든지 조언, 충고 부탁드립니다.


정원창 2017.02.16

네 괜찮습니다. 항상 자유연대 분들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윤정임 2017.02.16

안녕하세요.반려동물복지센터 윤정임국장입니다. 동물입양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가를 바라는 마음에서 해 주신 조언 잘 새겨 들엇습니다. 저희도 늘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에 더욱 집중하여 글을 읽었습니다. 현재 이번주 총회를 앞두고 자료준비와 여주개농장 아이들의 보호처 마련과 이송 등 센터 내부적으로 조금 힘든 시간이라 괜찮으시다면 다음주 중으로 답변을 드려도 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