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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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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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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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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7일 오후 5시경 경북 의성 덕지3리 마을 앞 왕복 6차선 도로 앞 횡단보도에서 강아지를 발견했습니다.
(저는 의성에 살지 않으며 차로 이동 중에 처음 지나가는 도로였습니다.)
멀리서 봐도 횡단보도에 앉아 있는 아이가 너무 지쳐보여서
차를 돌려 아이가 있는 쪽으로 가보았습니다.
아이는 이 마을로 들어가는 초입 도로 쪽 횡단보도에 앉아있었습니다.
제 차가 들어가자마자 아이는 마구 제 차로 뛰어 들었고
저는 놀라서 차를 옆에 조심스레 세운 뒤 아이를 보기 위해 내렸습니다.
아이는 제가 차를 세우고 내리자 너무 기뻐 흥분하며 어쩔 줄 몰라 하였습니다.
일단 너무 목이 말라보이고 배도 홀쭉해서
차에서 물과 가지고 다니는 강아지 사료 고양이 캔 등을 꺼내 아이에게 주었습니다.
패트병의 물을 일회용 그릇에 부어주려는데 아이는 많이 목이 말랐는지 패트병에 입을 대고
마구 마셨습니다.
아이에게 먹을 걸 준 뒤 주위에 보호자가 있나 해서 살피러 걸어가니
밥을 먹던 아이는 먹을 것도 뒤로하고 바로 저를 따라왔습니다.
밥보다 당장 제가 갈까봐 더 걱정인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밥을 먹게 잠시 기다렸다가 먹을 걸 좀 먹인 뒤
보호자가 있는 강아지인지 확인을 위해 동네로 들어갔습니다.
아이는 당연히 저를 따라왔습니다.
아주 작은 동네라 사람이 별로 없어서 보이는 할머니들께 강아지를 보여주며
이 동네 강아지냐고 물었지만 다들 처음 보는 강아지라고 하셨습니다.
역시나 이 동네 강아지가 아니고 누가 유기한 것으로 보여서
보호자 찾기를 포기하고 동네 할머니와 아저씨께 아이가 자꾸 저와 차를 따라와서 그러니 잠시만 잡아주실 수 있냐고 했더니
개는 차에 치여죽어도 되니 그런 걱정 말고 가라고 하시더군요.
외지인인 제가 귀찮아서 하는 말이라기보다 진심으로 개가 차에 치이는 걸 왜 걱정하냐는 말투였습니다.
할머니의 말에 놀라 저는 일단 아이와 함께 다시 차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고민을 하다가 차에 있던 강아지 간식과 사료를 더 꺼내서 안전한 곳에 먹을 수 있게 두고 차에 탔습니다.
고기 간식을 줬더니 아이가 제가 차에 탈 때까지는 먹다가
제 차가 움직이니 바로 제 차를 따라 도로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도 도로에는 신호등이 있었고 저는 메인 6차선 도로가 아닌 동네에서 나가는 길이라
메인 6차선 도로는 빨간불이어서 도로에 움직이는 차는 제 차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좌회전하여 도로로 들어가지 않고 직진으로 길을 건너편 차가 덜 다니는 도로에 차를 세웠습니다.
아이는 길을 건너 제 차를 따라 온 뒤 바로 제 차 바로 앞에 바짝 붙어 누웠습니다.
그래서 시동을 끄고 차문을 열고 내렸더니 차문 사이로 쭈빗쭈빗 차에 타도 되냐는 듯 저를 봤습니다.
그래서 다시 차에 탔더니 강아지는 다시 제 차 앞에 가서 누웠고 갈 때까지 기다렸지만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저는 아이를 데리고 다시 동네로 걸어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동네분들을 찾아 상황을 이야기 한 뒤 아이를 잠시 잡아주실 수 있냐고
부탁을 드렸지만 마치 약속이라 한 듯 다른 분들도 똑같이 강아지는 차에 치여 죽어도 되니 그냥 가라고 하셨습니다.
그 사이에도 동네에는 차가 계속 다니는데 아이는 차가 올 때마다 차를 확인하러 차에 뛰어들었습니다.
시골이다보니 다들 1톤트럭을 타고 다니셨는데 어느 누구 하나 강아지가 차에 뛰어 들어도
속도를 줄이거나 피하거나 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시더군요.
동네분들이 이야기하시는 것처럼 누구도 강아지가 차에 치여 죽는게 이상하지 않다는 분위기였습니다.
아이와 함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으며 그 사이 혹시 의성에 유기견 센터가 있을까 싶어 검색을 해봤지만 없었고,
근처 안동유기견보호소에 전화를 해봤지만 받지 않았습니다
정말 안되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동네에 있는데
포크레인을 타고 오는 어떤 아저씨를 만났고 제가 계속 가지 못하고 있으니
그 분께서 길 건너 (제 차를 세워둔 도로쪽) 낚시터에 강아지를 묶어두고 가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낚시터에 강아지를 묶어두면 어쩌냐고 했더니
그 집에 강아지도 많고 할머니도 계시다며 포크레인 아저씨가 묶어 달라고 했다면
묶어 주실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가고나면 대신 꼭 풀어달라고 신신당부를 하고 약속을 받은 뒤
저는 어쩔 수 없이 낚시터로 아이와 함께 갔습니다.
낚시터 할머니께서 말씀을 드리니 처음에는 이 할머니 역시 개는 차에 치여죽어도 되는데 뭔 걱정이냐며
저에게 그냥 차를 타고 가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포크레인 아저씨가 묶어두라고 하셨다고 했더니 그제서야 낚시터 초입에 강아지를 묶어 주셨습니다.
강아지는 집에서 살던 아이 같았습니다.
시골 강아지들과 다르게 논두렁을 뛰어 다니지 못하고 조금 위험하다 싶으면 얼른 다시 돌아오고
자신을 데려가라고 부탁을 할 때도 공손히 앉아 저를 쳐다보며 봤습니다.
그리고 이리와 라고 부르면 바로 뛰어 옵니다.
차 문을 열면 쭈빗쭈빗 하며 타고 싶어하던 걸로 봐서도 차를 타본 아이 같았고
차 앞에 누우면 차가 가지 못한 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눈이 체리아이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고 마르긴 했지만 그 외에 특이점은 없었습니다.
코카스파니엘 또는 코카 믹스로 보이고 12킬 정도 되어 보였고
치아가 매우 깨끗한걸로 봐서는 2살정도 되어 보입니다.
이 아이같은 유기견이 아주 많다는 건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 또한 꾸준히 길 강아지와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며 많은 아이들을 만났고
정말 상황이 급한 아이들은 이렇게 동물자유연대에 구조 요청을 하고 상담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둘 다 고양이였고 한 아이는 교통사고로 뇌를 다치고, 한 아이는 심각한 학대를 당한 아이였는데
동물자유연대 자리가 없어서 구조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고 한 아이는 결국 제가 입양을 하였고,
한 아이는 임시보호 중 고양이별로 떠났습니다.)
사실 이 아이도 이렇게 차에 뛰어 들지 않았다면 구조요청까지 하지 않았을 겁니다.
유기견은 너무 많으니까요.
제가 지금 밥을 주고 있는 길 강아지와 고양이 중에도 당장 구조 요청을 하고 싶지만 구조가 안될 거 같아
밥만 잘 챙겨주고 있는 아이가 여럿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 처음 본 이 아이를 이렇게 구조 요청 하는 이유는
이 아이는 강아지가 차에 부딪혀 죽는게 전혀 이상하지 않는 동네에 하필 버려졌고
제가 지금까지 본 다른 아이들보다 살려달라는 구조의 의지와 보호자를 찾겠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했습니다.
그래서 횡단보도에 앉아 차만 보고 있다가 차가 동네로 들어오면 차에 뛰어 들어 확인을 하고 있습니다.
동네 분위기로 봐서 누구하나 이 아이에게 먹을 것도 마실 것도 주지 않을 것이니
아이는 차에 치이지 않는다고 해도 먹을 것이 없어 굶어죽거나 시골 특성상 개장수에게 잡혀 갈 것 같습니다.
다시 가서 아이 끈은 풀어줬는지, 그리고 밥이랑 물이라도 가득 주고 오고 싶은데
제가 가면 또 차를 따라오고
똑똑한 아이라 혹시나 저까지 기다리며 차에 뛰어드는 행동이 더 심해질까봐 가보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너무 위험한 상황에 있는 이 아이 동물자유연대에서 구조 될 수는 있을까요?
꼭 좀 부탁드립니다.
댓글


김혜경 2021.04.30
구조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동물자유연대 2021.04.29
안녕하세요. 회원님. 전화로 안내드렸습니다. 항상 동물자유연대와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