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 권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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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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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모 시에서 근무하는 직원입니다. 청사에서 길고양이들에게 밥을 준지는 6년정도 되었습니다.
6년이라는 시간동안 청사에서 밥을 주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습니다. 직원들이 적은 시간대에, 최대한 눈총을 적게 받는 방법으로, 그럼에도 온갖 눈총과 모멸, 욕설까지 들으면서도 내가 장한 일을 하는 게 아닌 오늘 한끼를 먹을 수 있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버텨왔습니다. 이제는 저는 "고양이 밥을 주는 이상한 직원" 이라는 인식이 아무렇지 않아졌죠.
그런데 요즘 큰 고민거리가 다시 생겼습니다. 예전부터 청사 근방을 떠돌던 유기견들이 근래에는 청사 안까지 들어오는 일이 잦아졌고, 급기야는 약 한달전엔 암컷 한녀석이 청사 안에 새끼를 5마리 낳았습니다.
유기견들이 돌아다니고 새끼를 낳은 자리가 고양이들 밥자리와 겹치면서 제 고민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누군가가 개들의 밥을 고양이들 밥자리에 챙겨주고, 개들이 고양이들 밥까지 먹으면서 유기견들 중 2마리(어미견, 남편견)가 청사 안에서 거의 상주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저 때문에 주변개들이 청사 안으로 들어왔다고 제 탓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동물보호팀에서 이제 눈을 갓 뜬 새끼들을 데려갔고, 새끼들을 이용해 어미견을 잡으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습니다. 어미견을 잡으려고 놓은 포획틀은 고양이가 잡혀 다칠뻔하거나, 추운 밤 틀 안에 새끼들을 넣어 놓고 시도를 하여 이게 옳은 방법인가 싶은 생각이 들게 시도되었습니다. 어느새부턴가 어미견은 고양이들 밥을 주러 돌아다니는 저를 보면 꼬리를 흔들며 쫒아옵니다. 제가 부르지도, 딱히 밥을 챙겨주는 것도 아닌데도 말이죠. 그래서 개를 왜 안잡아가냐는 민원에 시달리는 동물보호팀의 요청에 제가 어미견을 유인해보고 성공하면 연락을 드리겠다고 내키지 않는 약속까지 했습니다. (약속을 해버린 제 입을 꿰매버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몇주동안 실패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패를 거듭하는 시간동안 개를 왜 못잡느냐는 민원은 "시-동물보호팀-저" 이런 순서로 돌고 돌아오고 있습니다.
사람을 위협하거나 물었거나, 다쳐서 긴급한 구조가 필요한 유기견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청사 내에서 돌아다니는 꼴이 보기 싫어 동물보호팀에 잡아가달라고 민원을 넣는 이 상황이, 그리고 청사 내에서 길고양이에게 밥을 준다는 이유로 개밥까지 챙겨주는 사람으로 오해 받아 유기견까지 잡아 달라는 요청을 계속 받는 제 상황이,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를 해야하는지 막막해서 눈물이 날 지경입니다. (물론 오해 받는 건 괜찮습니다. 오해할 수 있고 제가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감당하기로 오래전부터 각오했던 부분이니까요.)
저는 8살 고양이와 16살 노령견을 키우는 사람입니다. 개들이 보호소에서 공고일이 지나면 어떻게 되는지도 뻔이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청사의 일부 고양이들도 사비로 중성화수술을 했고, 지자체가 동물보호와 동물복지에 얼마나 무심한지 알기에 그 어떤 기대도 하지 않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가 보호하는 동물들을 보살피기 위해서는 이 직장에서 정년까지 버터야 하는 가장이기도 합니다.
이 단순하지만, 제 머릿 속에서는 복잡하기만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혹시 다른 분들의 현명한 사례가 있었는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댓글


동물자유연대 2022.11.11
안녕하세요. 회원님. 전화로 안내드렸습니다. 청사 내 고양이를 돌보기 더 어려운 상황으로 접어들면 언제든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항상 동물자유연대와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늘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