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이야기

위기를 벗어나 새 삶을 살고 있는 구조 동물들의
일상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대구의 사립 고등학교에서 고양이에게 동물학대적인 조치를 취합니다.


제 모교이고, 재학생이 이 문제에 대해 더이상 행동할 수 없도록 학교로부터 제제가 있어 졸업생인 제가 대신 글을 씁니다.
 
저희 학교에선 7년 이상 전부터 고양이와 함께 지내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길고양이에게 무책임하게 먹이를 주는 행위가 아니라 
따로 돌봐주시는 선생님이 계셨고, 학년별로 고양이들을 돌보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냥이가 새끼를 낳았을 때도 사람으로부터 새끼를 격리 보호하고, 어느정도 자라면 희망자에게 분양을 보내주는 방식으로 우리들은 몇년 간 공생해왔습니다.
가장 오래 함께했던 어미고양이는 학생들끼리 돈을 모아서 중성화 수술도 했다고 합니다.
이 고양이들은 학교의 마스코트적인 존재였고, 10년 가까운 기간동안의 재학생과 졸업생은 학교 이름을 들으면 함께 지냈던 고양이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최근
평소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던 교감이 교장이 되었고, 간부 선생님과 함께 고양이들을 제거하려는 모양입니다.
 
1. 열람실 천장에 길고양이가 갇힌 적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학교 측으로 이 고양이를 구조해달라고 요청을 하였지만 학교에선 1주일 가까이 방치를 했고, 그러는 동안 학생들이 천장 구멍으로 올려다 준 물과 먹이로 고양이가 겨우 생존했습니다. 
 
보다 못한 3학년 학생이 동물농장(방송국)에 제보를 하자, 학교측에선 이 학생을 따로 불러내 학교 명예가 실추된다 크게 혼내고, 제보를 취소시켰습니다.
이 소동이 일어나고 1시간만에 학교측에서 천장을 들어내 고양이를 구조했다고 합니다.
 
고양이라 갇힌걸 알고 있었으면서 구조 요청을 무시로 일관하며 1주일간 고양이를 가둬둔 채 방치한 일은 명백히 동물 학대라고 생각합니다.
방송 탈 뻔하니까 학교 명예 걱정을 하는 졸렬함도 한 몫하는군요.
 
2. 그리고 이 일을 핑계로 이참에 학교에서 고양이 전부를 몰아내려합니다.
 
학교측에서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고양이를 모두 보호소로 보낼테니 앞으로 학교에 있는 고양이를 만지지도, 먹이를 주지도 말라''고 방송했습니다.
고양이에게 정을 주는 학생은 따로 혼을 낼 것이고, 일개 선생님은 학교의 방침을 따를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재학생이나 재직중인 선생님은 고양이들을 위해서 아무 것도 못하고 있습니다.
 
재학생 몇명이 고양이들의 입양처를 찾기 위해 sns에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만, 입막음 내지는 보복을 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공론화를 위해 작성된 관련 사건 글과 계정들은 모두 비공개로 전환되었습니다.
 
제가 교장을 직접 만나봤지만 보호소로 보내는 날짜도 알려주지 않았고, 천장에 고양이가 들어와서 천장을 뜯어냈다, 고양이는 면학 분위기를 흐리는 존재다, 먹이를 주면 야생성이 없어진다고 고함을 치며 저를 쫓아냈습니다.
 
몇년간 사람과 함께 생활한 고양이가 갑자기 밥을 안준다고 떠날 것 같습니까? 이미 없어질 야생성도 없는 아이들입니다. 제가 먹이를 주러 학교를 찾아갔을 때도 고양이들은 이미 많이 굶어서 힘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사람을 정말 잘 따랐었는데 교장이 지나가니 밥을 허겁지겁 먹다가도 움찔하며 경계하는 것을 보니, 제가 모르는 학대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학교측에서는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것을 금지하고 쫓아내겠다 통보하기만 했지, 보호소로 보내는 날짜도 알려주지 않았고, 무엇보다 학생들이 고양이 입양이나 임보처를 구하고 있는것을 알고 있고, 고양이를 입양해가라고 저한테도 말했으면서도 이에 관련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고양이를 없애겠다는 궁극적 목표는 어느정도 동의하지만, 무작정 고양이들을 굶깁니까?
입양 보낼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그냥 굶기는게 정상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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