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동물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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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올해 스물한살 된 휴학생입니다.

일단 간략한 사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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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전합니다..]

어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며 츠지히토나리님의 책을 보던 내게

당신의 이야기를 처음 전해준건 동생이었습니다.

 

많이 아픈듯 보였다고 전하더군요.

나는 그런 당신을 보고올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당신을 만나면 도저히 그냥 두고올 수 없을까봐,

당신을 데려온다 한들 내가 해줄 수 있는게 없다는 생각에

그리고... 속물처럼 돈이 많이 들거라는 생각에..

 

길거리에서 객사하는 고양이가 한둘이냐고

그런건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섭리라고 동생에게 차갑게 내뱉은 말은

어쩌면 내 가슴을 얼어붙게 만들기 위해 내뱉은 말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저녁에 어머님이 오셔서 동생과 나가 당신에게

우유를 주고 왔다고 들었습니다.

 

당신은 나의 어머님과 동생이 다가가자

혹시 자신을 해하려는줄 알고 날카롭게 울부짖으며 손톱을 들이밀었겠지요.

어머님과 동생은 그저 그런 당신의 근처에 우유를 담은 접시를 두고 와주는게 고작이었다고 하더군요.

 

어머님이 전하는 바로는 당신의 허리 아랫부분이 짓이겨져 있었다고

어디 깔렸던듯 보인다 했습니다.

 

내 가슴속에는 당장에라도 당신께 다가가

당신의 날카로운 울음과 손톱을 세우고 할퀴는 일 따위 신경쓰지 않고

품에 끌어안고 집으로 데려와 따듯한 물로 씻기고 병원에 데려가고 싶었습니다.

당신의 그 작은 손톱은 내게 큰 고통이 되지 않았을테니까요..

 

하지만 난 그럴 수 없었습니다.

 

당신은 분명 작은 고양이지만 당신을 수술하기 위한, 치료하기위한 비용은

사람의 그것과도 맞먹을정도라는걸 난 알고있었기에,

게다가 동물은 의료보험조차 적용되지 않는다는것도 알기에..

주머니에 만원짜리 한장 딸랑 있는 나로서는,

통장에 여윳돈이래봐야 다 합해 30만원밖에 남아있지 않은 나로서는

당신을 데려올 수 없었습니다.

 

당신을 치료해 주지도 못하고, 당신이 아파하는걸 지켜만 봐야 하고

그렇게 당신이 고통에 몸부림치다 죽어가는걸 지켜만 봐야하는 나는

내가 입을 상처가 두려워 당신을 데려올 수 없었습니다.

 

내가 데려온다 한들 당신의 그 고귀한 품성은

나 이외에 다른 사람을 따르지 않게 할테고,

내가 준 음식이 아니면 아무것도 먹지 않을테니

두달후에 군대에 가버릴 나는 책임지지 못할짓을 하면 안된다 생각하며

애써 나 자신을 정당화시키기에 급급했습니다.

 

 

 

혹시 몰라 유기고양이 보호소도 찾아봤지만 쉽게 찾을 수 없었을뿐더러

그나마 발견한 한곳은 근무시간이 끝났다는 말을 하더군요.

 

그렇게 나는 가슴에 돌을 얹은 심정으로 침대에서 고뇌하다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난 밤새 꿈을꿨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가 동물병원에 가서 작은 고양이를 한마리 데려오는 내용이었다는건 기억이 나네요.

 

그런꿈을 꾸고 아침에 일어나 몽롱한 상태로 세수를하고 밥을먹고 이를닦았습니다.

그제서야 당신이 생각나더군요.

하지만 나는 그때까지도 당신에게 찾아갈 용기를 내지 못했습니다.

 

어머님께서 출근하시는길에 우산을 달라시길래

비가내리냐고 여쭤봤더니, 밤새 엄청 쏟아붓다가 이제야 많이 잦아든거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어머님의 말씀을 듣고 나는 밤새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추위에 떨며 허리가 끊어지는 듯한 큰 고통 속에서 서서히 잠들어갔을 당신이 그려졌습니다.

 

더이상 자리에 서 있을수가 없었고, 따뜻한 이불속에서 잠이들었던 내가 창피했습니다.

어머님이 출근하시고 곧바로 따라나가 당신이 있다고 들었던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그 가녀리고 작은 생명의 불꽃은

새벽에 쏟아붓던 냉정한 빗줄기 아래에서 이미 꺼져버린 후였습니다.

 

당신의 뒤쪽에 쌓여있는 아무렇게나 무너져내린듯한 벽돌들을 보고

내 머릿속에는 당신이 비명을 질렀을 순간이 그려졌습니다.

 

 

 

당신을 언제나처럼 순수하고 당당한 눈빛으로 사뿐거리며 돌담을 걸어갔을테고,

중간에 무너져내린 돌담길에 잠시 망설이다가 옆에 있는 돌무더기를 향해 발을 내딪었겠지요.

그순간 균형을 간신히 유지하던 돌무더기는 무너져 내렸고

당신의 그 빠르고 유연한 몸도 땅에 발이 닿음과 거의 동시에 

당신위로 쏟아져내리는 벽돌을 피할 수 는 없었겠지요.

 

그 벽돌에 허리아랫부분이 짓이겨지는 순간 당신은 머릿속이 하얘지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을겁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정신이 끊어질것만 같은 고통을 참으며 벽돌 아래에서 하반신을 빼냈지만

이미 망가진 다리는 움직이지 않았을겁니다..

 

그 후로는... 정말 지옥같은 시간이었겠지요.

다리에서 느껴지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차라리 죽고싶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당신에게 다가오는 이들이 당신으로서는 반가웠을리 없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두려움과 고통속에서 그들을 향해 날카롭게 울며 손톱을 세웠겠지요.

 

 

점점 체온은 떨어지고, 아까 왔었던 이들이 앞에 두고 간 약간의 우유를 핥아먹었을겁니다.

그렇게 좋아하는 우유지만, 먹는 도중에도 엄습하는 고통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겠지요.

 

아무리 울부짖어도 누구하나 다가와 손을 내밀지 않아 절망에 빠진채로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고통과 싸우며, 냉정하기 그지없는 차가운 빗줄기 속에서

끝의 끝까지 맞서싸우며 마지막 목숨을 잡고 있었을 당신이 눈빛이 보이는듯합니다.

그렇게 처절하게 져버린 당신의 목숨이 날 눈물짓게 합니다.

 

 

 

난 죄를 지었습니다.

당신의 고통을 듣고도 귀를 막고 가슴을 막았으며,

당신이 추위에 떨며 절망에 빠져있던 그 시간

당신에게 손을 내밀지는 못할망정 당신은 잊어버린채 따뜻한 이불속에서 잠을청하고 있었습니다.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오늘 당신을 마주했을때 나는 도저히 얼굴을 들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유를 알수없는 눈물이,

아니, 어쩌면 죄책감을 이기지 못해 흘렀을 이기적이고 부끄러운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나 당신에게 약속하겠습니다.

훗날 다시한번 당신같은 이를 만난다면

그땐, 잠시도 주저하지 않고 꼭 손을 내밀겠습니다.

 

 

 

부디.. 이생에서의 모든 슬픔과 고통은 잊고 잠들기를 바랍니다...

http://blog.naver.com/deepstars/130031780936 에서 담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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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죽은줄 알았던 이 고양이가 살아있었습니다.

분명 꼼짝도 안하고 다가가 건드려 보아도 차갑게 식어있었는데

동생이 집에오자마자 형을 외치더니 제게 말하더군요

어제 그 고양이가 살아있다고.

가봤더니 온몸을 땅에 붙인채 고개도 들지 못하고 눈만 겨우 조금 뜬 채로

죽은것만 같은 작은 숨을 내쉬며 끙끙거리고 있더군요.

 

 

그대로 안아서 집에 데려와 따뜻한물로 샤워를 시켰습니다.

아이가 너무 바들바들떨어 오래 씻기지 못하고

따뜻한물로 가볍게 온몸에 뭍은 모래와 먼지를 씻겨냈습니다.

그리고 온몸의 물기를 뽀송뽀송하게 말려주고는

살짝 데친 참치와 물을 앞에 가져다 주었습니다.

 

여기까지다 내 할일은. 앞으로 정신을 차리고 살아남는건 네 자신과의 싸움이다.

라고 생각하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노심초사하며 지켜보았습니다.

지금은 야옹거리기도 하고 기운을 조금은 차렸습니다만

역시나..뒷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더군요.

 

골절은 아닌듯 한데 [다리를 접었다 폈다 해보고 뼈를 찬찬히 만져보았습니다.]

허리쪽을 다친건지.. 알수가 없습니다.

 

이런 고양이를 병원에 데려가야 하지만 제겐 돈이없습니다.

결코 제 돈 몇푼을 아끼려는게 아닙니다.

하지만 모자가정인 저희 집안에서 매달 나가는 빚에대한 이자와 방세

그리고 기본적인 식료품비를 제외하면 정말 생활비는 빠듯합니다.

 

가뜩이나 제가 일을 계속 하다가 4월즈음 공장사정으로 일을 그만두고

한달가량을 쉬었던 터라

그나마 조금 있던 여윳돈도 10만원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돈으로는 고양이를 치료할 수 없을듯합니다.

게다가 신용카드조차 없는지라 어떻게 할수가 없습니다.

 

책임지지도 못할껄 왜 데려왔나 싶으실지 모릅니다만

위에 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크게 가슴속 깊이 미안했던 지라 도저히 그냥 둘수없었습니다.

 

이 고양이를 보호해줄 시설을 알고 계시면 안내좀 부탁드려요...

혹은 이런경우 무료치료를 해주는곳은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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