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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사육환경/방치/기타] '반려'를 가장한 사육,방치,분양 - 가장 가깝고 잔혹한


'반려'를 가장한 사육,방치,분양 - 가장 가깝고 잔혹한 '반려'를 가장한 사육,방치,분양 - 가장 가깝고 잔혹한 '반려'를 가장한 사육,방치,분양 - 가장 가깝고 잔혹한

2021년 12월 15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요풍길 68-37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왔을 때 가장 먼저 내 관심을 사로잡은 것은 맞은 편 집에 사는 개 두 마리였습니다. 아이들은 온 힘을 다해 꼬리를 흔들고 짖어대며 저를 환영해 줬습니다. 8년 간 저를 위로했던 반려견이 두 달 전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버린 시점이었습니다. 눈 대중으로 200평은 넘어 보이는 대지를 뽐내는 이 집은 한때 반려견 놀이터로 운영되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드넓은 잔디마당 한 귀퉁이에 이동식 목조 주택이 서있고 몇 미터 떨어진 옆에 무척 커 보이는 철망 울타리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그 안에서 저를 향해 반갑게 인사를 건네고 있었습니다. '꽤 괜찮은 환경에서 지내는 밝은 아이들이구나...'

다정한 새 이웃이 되고 싶어 과일 바구니를 들고 그 집을 찾아 갔을 때 - 대문이 늘 열려 있었습니다 - 마침 집 주인이 없었고, 저는 아이들과 먼저 인사를 나누면서 너무도 슬픈 반전의 진실을 목격하게 됐습니다. 실외 생활을 하며 1년 이상 목욕을 하지 않은 듯한 아이들의 상태, 한파를 막기엔 역부족으로 보이는 개 집, 꽁꽁 얼어 물을 마실 수 없는 물 그릇, 대야에 쌓여있는 사료와 흙먼지, 그리고 아이들의 집 옆에 크게 파놓은 구덩이에 가득 쌓여있는 분변... 분변은 구덩이를 넘어와 울타리 곳곳에 나뒹굴고 있었습니다. 보더 콜리 남자 아이는 높이 2미터가 넘는 철창 안에서도 쇠 목줄에 묶여 있었고, 허스키 믹스견 같은 여자 아이는 왼쪽 앞다리를 조금씩 절뚝이고 있었습니다.

이날 이후 저희 집 2층 창문을 통해 아이들의 삶을 몰래 엿보았습니다. 6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성 분은 오전 10시 쯤 자가용 차를 타고 집을 나섰다가 오후 7시쯤 귀가를 했습니다. 차와 집 현관 사이를 오가는 동안 이 사람은, 철창에 매달려 있는 힘껏 꼬리를 흔들어대는 아이들에게 (이 글을 쓰는 오늘까지) 한 번도 다가가거나 고개를 돌려 쳐다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일단 집에 들어가면 다음 날 오전까지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가끔은 철창에서 나와 저 넓은 마당 위를 뛰어다니겠지'라는 제 바람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산책'이란 것도 아이들의 삶과는 전혀 상관 없는 일이었습니다. 할 수 있는 거라곤 보호자와 함께 산책에 나선 이웃 반려견들을 바라보며 사납게 짖고 또 짖는 것 뿐...

기회가 될 때마다 직접 만든 간식을 들고 아이들을 몰래 찾아갑니다. 이제 저를 보면 짖지 않고 넙죽 엎드려 꼬리만 흔듭니다. 그렇게 잠시 곁에 있다 돌아 나오던 어느날, 마당에 들어서는 주인 여성 분의 차와 맞닥뜨리고 말았습니다. 차 문이 다 내려가기도 전에 급히 다가갔습니다.'

"안녕하세요? 허락도 없이 들어와서 정말 죄송합니다. 얼마 전에 앞 집으로 이사를 왔는데 개들이 너무 예뻐서, 한 번만 쓰다듬어 주고 싶어서.."

의심의 눈초리로 저를 보던 여성 분이 문득 밝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 개를 좋아하시는구나. 얼마 뒤에 새끼 나오면 내 한 마리 드릴게. 콜리가 아빠 개고 허스키가 엄마 갠데, 새끼들이 정말 예뻐. 작년에도 열 마리 나아서 여기저기 다 나눠줬어."

저 아이들을 바라보는 하루하루가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댓글

이종국 2022.01.10

후원을 중단하겠습니다. 짧은 전화 상담을 통해 깨달은 것은 '이 단체가 지쳐있구나. 후원'금'보다 중요한 '애정'을 더 큰 사회적 동력으로 조직해낼 힘이 없구나'였습니다. 법과 제도의 현실은 저도 잘 압니다. 그렇다면, 이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캠페인, 구조 활동, 다 좋습니다. 저도 당장 저 아이들을 돕고 싶었습니다.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동물자유연대'라면 '어렵습니다' 다음에 다른 말들을 첨가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래서 후원을 시작한 것입니다. 변화에 대한 희망, 함께 변화시키려는 연대... 그래서 후원을 중단합니다. 첫 후원금이 출금되기도 전에.


이종국 2022.01.10

후원을 중단하겠습니다. 짧은 전화 상담을 통해 깨달은 것은 '이 단체가 지쳐있구나. 후원'금'보다 중요한 '애정'을 더 큰 사회적 동력으로 조직해낼 힘이 없구나'였습니다. 법과 제도의 현실은 저도 잘 압니다. 그렇다면, 이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무엇을 할 것인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캠페인, 구조 활동, 다 좋습니다. 저도 당장 저 아이들을 돕고 싶었습니다.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동물자유연대'라면 '어렵습니다' 다음에 다른 말들을 첨가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래서 후원을 시작한 것입니다. 변화에 대한 희망, 함께 변화시키려는 연대... 그래서 후원을 중단합니다. 첫 후원금을 출금되기도 전에.


동물자유연대 2022.01.07

안녕하세요 동물자유연대입니다. 위기에 처한 동물을 위해 제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화상으로 안내드렸습니다. 추가 문의사항 있으실경우 02)6959-4971으로 문의해주시면 친절히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위기동물대응팀 김승환활동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