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동물 제보
위기 상황에서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동물들을 제보해 주세요.
- 정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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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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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부산시 해운대구 신시가지 주민입니다.
일이 있어 해당 길가에 있는 주차장에 (평행 주차하는 곳) 차를 대고 볼 일을 보고 왔습니다. 내릴 때는 못 봤었는데 탈 때 보니 뒷차의 옆에 있는 바위에 강아지가 묶여있었습니다. 상당중학교 담이나 다름 없는 곳으로 바위가 여러개 겹쳐져있고 그 위로는 녹색 철펜스가 꽤 높이 설치되어 있는 곳입니다. 바위 하나의 크기가 사람 베개 하나보다 조금 더 큰 사이즈 정도인 것 같고요. 그 위에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 한 마리가 있는데 바위에서 내려올 수는 있는 건지... 줄 길이가 정확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바위 바로 옆이 주차공간인 것으로 고려했을 때 바위 위에서만 있는 것 같았습니다. 물 그릇과 사료 그릇은 보이지 않았고요. 아이는 충분한 케어를 받고 지낸다고 하기에는 조금 말라보였습니다. 뼈대가 조금 드러나는 몸이었거든요.
주차 아저씨께서는 전에도 몇번 저에게 추파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불필요한 말들을 건네신 적이 있었는데 굳이 날카로울 필요는 없을 것 같아 그냥 최소한의 예의는 차리고 대답하고는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아이가 너무 신경 쓰여 잠깐 머무르면서 조금 봐도 되냐, 만져도 되냐 여쭤보고 아이를 쓰다듬는 동안 계속 저에게 말을 거셨습니다. 아이는 부드러운 사람 손길이 처음인지 오랜만인건지 모르겠지만 전혀 사납지 않았습니다. 꼬리는 내려가있지만 살랑살랑 흔들고 있었고, 제가 조금이라도 손길을 멈추거나 뒷걸음질을 치면 더 만져달라고 손으로 저를 끌어당기는 듯한 모션을 취했습니다. 그러면서 흥분을 했는지 생식기가 나왔는데 아저씨는 만져준다고 신났다고 기분 좋다며 계속 아이 생식기를 건드리면서 저에게 보라고 생식기도 한 번 만져보라는 말도 하셨습니다. 그 말에는 대답하지 않고 아이만 만져줬고요.
그러다 옆에 뭐가 움직여서 보니 고양이도 한 마리가 보이더군요. 고등어 고양이라고 하나요? 어두운 갈색과 검은색?같은 색의 줄무늬가 있는 고양이였습니다. 이 고양이도 붉은색 노끈으로 보이는 줄에 묶여있었어요. 제 차 옆이 아니라 가까이 가서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크기가 크지는 않은 것 같았어요. 그러는 와중에도 아저씨는 건너편 길과 제가 있는 곳을 오가며 계속 말을 거셨지만 귀담아 듣지 않아 뭐라고 하셨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그러다 고양이랑 얘가 어쩌고저쩌고 뭐라 말하시는 것 같아 둘은 안 싸우고 잘 지내나요 여쭸습니다. 고양이가 살짝 바위 위쪽으로 움직이니 아이가 휙하고 고개를 돌리며 보더라고요. 그랬더니 이 개가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라고 미제다, 투견하는 앤데 (투견을 하던 애라고 했는지 하는 애라고 했는지 정확히 못 들어 현재진행형인지 모르겠습니다) 얘네는 런닝머신을 탄다, 개가 쓰는 런닝머신이 따로 있다, 거기 앞에 고양이를 데려다놓으면 그걸 보고 얘네가 뛴다, 그렇게 30분,1시간을 운동하는 거다라며 얘기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투견 생활을 한 게 정말 맞는건지 아저씨 말씀을 듣고나니 아이 이마에 아문 듯한 일자로 된 상처들이 몇개 보였습니다. 상처가 뚜렷하지 않아 정말 투견 생활에서 온 상처가 맞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상처는 맞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계속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고 미제라는 말을 계속 하셨습니다.
중간에 제가 아이를 만지고 있는 게 신기했던지 초등생으로 보이는 남자 아이가 와서 아이를 쓰다듬길래 조금 뒷걸음질을 쳤더니 아저씨는 혼자 만지다가 물리면 어쩌려고 그러냐며 너는 가라고 아이를 보내시고는 다시 저에게 아이 얘기를 하며 계속 말을 거셨습니다. 저에게 집이 어디냐 물으셔서 바로 앞 어디 아파트 산다 했더니 가까운데 보러오라며 학생이냐 직장인이냐 뭐 낮에는 못 오냐, 집에서 일하면 돈 잘 버나보다 등등 그런 말도 하셨었고요. 그러다 저는 몸이 안 좋아 약을 사러 나왔고 저희 집에도 강아지들이 있어 다시 집에 빨리 가야하는 상황이라 자리를 떴습니다. 그런데 제가 자리를 뜨려고 차에 타고 창문을 내리고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려는데 저녁에 보러오라는 말을 하셨던 것 같습니다 조수석에 있는 강아지 카시트를 발견하시고 강아지가 있는지 확인하고 하시며 말을 얼버무리셔서 정확히는 못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아저씨들이 퇴근 하시고도 계속 거기에 있는 건지 아니면 댁으로 데리고 가시는지도 확인하지 못 했습니다.
무엇보다, 고양이도 있는 줄은 오늘 처음 알았지만, 그 아이를 본 게 오늘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사전투표를 하던 날, 주민센터 앞에서 어머니와 줄을 서있었습니다. 주차 아저씨 두분 중 한 분께서 그 아이를 데리고 걸어가시길래 어머니와 함께 주차 아저씨가 개를 기르는 줄 몰랐다 처음 본다는 얘기를 하고있는데 아이를 보던 고개를 돌리다 스치듯 봐서 어딘지는 못 봤지만 아저씨께서 갑자기 엉덩이인지 아이를 때리듯 내려치며 빨리 가라 씨발놈아라고 하시는 걸 봤습니다. 그 날 줄을 기다리면서 저 아이가 우리 집에 있는 애들과 다른 게 뭐길래 저런 취급을 받냐며, 학대 아니냐고, 불쌍해서 저 애를 어떡하냐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어머니는 경태희 얘기를 하시며 그 때 뭐 그 택배 같이 다닌다던 강아지도 처음에 학대다 뭐다 했는데 알고보니 너무 아껴서 같이 다닌 거 아니었었냐, 저 분이 표현법이 거칠 뿐이고 애가 불행하지 않을지 모른다 혹시 모른다 알기 전까지는 모르는 거라며 너무 마음 아파하지말라고 하셨습니다. 어머니도 저도 찝찝했었는데 정확한 학대의 증거랄게 없었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어 아이를 등지고 갔었는데... 결국 알고보니 저런 상황이었네요.
종합하자면, 제가 오늘 본 바로는 아이는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와 매우 흡사해보였습니다. 투견이었거나 투견 생활이 진행되고 있는 아이라기에는 적어도 제가 봤을 때는 온순해보였고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는 중성화는 안 되어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점... 아이의 생활반경은 바위 위가 다인 것 같았습니다. 적어도 아저씨들이 일을 하시는 동안은요. 묶여있는 줄도 너무 짧아보였고요. 물 그릇도, 밥 그릇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는 뼈대가 눈에 보이게 드러나는 몸이었습니다. 고양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테리어보다 줄이 조금 더 길다뿐 환경에서 다를 점은 없었습니다. 그 둘은 차 한대 정도 간격으로 묶여있습니다. 그 길가의 중간에 있는 작은 컨테이너 박스 바로 옆에 고양이, 그 다음 테리어 아이가 묶여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견주로 보이는 주차장 아저씨께서는... 제가 결정할 일이 아닌 건 알지만 아이 둘 다 키우실 수 없어보였습니다. 애초에 강아지든 고양이든 반려동물을 제대로 기를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차가 주차되었을 때 문을 열고 고개만 돌리면 있는 바위 위에 아이들을 묶어놓지 않으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글이 많이 뒤죽박죽이고 산만해서 죄송합니다. 제 주변에서 이렇게까지 직접적으로 학대에 가깝게 지내는 아이들을 처음 보았고 그 상황에 너무 정신 없고 지금까지도 그 때의 기억이 머리에 제대로 들어오지가 않아서요... 긴 글이지만 부디 꼭 읽어주시고 어떻게든 아이들을 구조하고 도울 수 있었으면 합니다. 꼭 부탁드립니다...제발 제발 아이들을 도와주세요...
댓글


동물자유연대 2022.04.15
안녕하세요 동물자유연대입니다. 위기에 처한 동물을 위해 제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화드렸는데 받지 않으셔서 댓글 남깁니다. 자세한 내용 파악을 위해 연락드렸습니다. 통화 가능하실때 02)6952-8036으로 문의해주시면 친절히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위기동물대응팀 김 산 활동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