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게시판

동물자유연대가 꿈꾸는 '동물에게 더 나은 세상'
후원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갑니다.

글쓰기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하신 표창원의원님의 페이스북의 글입니다.

표창원 의원님의 동물보호법 개정은  동물학대를 제대로 처벌하여 약자인 동물을 참혹한 고통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항을 주된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말 못하는 동물을 학대로 부터 보호하자는데에 이견이 있을수 없습니다.
표창원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표창원
23시간
[개와 나, 그리고 동물보호법]
경기도 동두천에서 보낸 초등학교(당시엔 ''국민학교'') 1~5 학년 5년 간의 어린 시절 내내, 제게 가장 가까운 친구는 강아지들이었습니다.
꿈에도 그리던 강아지를 아버지가 데려 온 날 우리 가족은 ''이름짓기'' 회의를 했고, 제 의견을 존중해 ''바니''라고 지었죠.
너무나 예뻤던 베이지 색 강아지 바니는 얼마 못 가 ''홍역''을 앓다가 죽었고, 동네 언덕에 묻어주고 작은 무덤을 만들어 준 후 며칠을 눈물로 보냈습니다.
얼마 후 아버지는 다시 셰퍼드 계열 잡종 강아지를 데려오셨고, 우리는 녀석에게 ''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식구 중 가장 어린 제가 학교갔다 돌아 오기만을 기다리던 녀석은 담밑에 숨어있다가 제게 달려들어 뒷꿈치를 물며 장난을 치곤 했죠. 몇 개월 만에 덩치가 저 만해질 정도로 커버린 녀석도 결국, 부엌에 놔 둔 쥐약을 먹고는 고통 속에 몸부림 치다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후, 이웃집 바둑이 ''똘이''에게 꽂힌 전 어느 날 녀석이 ''실종''되자 온 동네를 헤매고 다녔고, 탐문수사를 통해 여러 목격자로 부터 ''개장수'' 아저씨가 데려갔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부모님을 졸랐습니다. 며칠 후, 어떻게 탈출했는 지 녀석은 돌아왔고, 우린 ''이산가족 상봉''의 기쁨을 누렸죠. 다행히 녀석은 몇 년 뒤 노환에 의한 자연사를 했습니다. 이전 갑작스런 병사와 사고사로 겪어야 했던 이별의 아픔과는 사뭇 다른, ''서운하고 섭섭하고 아쉽고 슬프지만, 담담하게 소화하고 감당하고 받아들일 만한 슬픔''이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바니와 곰과 똘이와 우정과 친교, 그리고 이별을 나누고 겪던 사이 사이에, 강둑과 이웃 마을 등에서 개를 나무에 매달아 몽둥이로 때리고, 털에 불을 질러 그슬리고, 가죽을 벗겨 온통 벌건 참혹한 시신으로 걸어두는 등, 너무나 잔혹한 광경들을 목격하곤 커다란 충격을 받았습니다. 때론 낯모르는 어른들께 거칠게 대들기도 하고, 때론 혼자 몰래 울기도 했죠.
어린 마음에 개들에게 약속을 했습니다. 커서 어른이 되어 힘이 생기면, 지켜주고 보호해 주겠다고. 사람들이 괴롭히지 못하게 해 주겠다고.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적 망신''을 피하기 위해 보신탕을 금지하자는 여론이 일었고, 국회에서 개고기금지법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문화사대주의'', ''먹거리 다양성'', ''전통음식'' 등의 반론이 거세게 이는 현상을 목격하고 혼란을 겪기도 했습니다. 가까운 가족, 친지들도 복날이나 이런 저런 수술을 하신 후 빠른 회복을 위해 보신탕을 드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많이 힘들었습니다.
경찰관이 된 후, 과장님, 서장님 주관으로 보신탕 집에서 회식을 할 때, 무척 괴로웠습니다. 다행히 저처럼 보신탕을 못먹는 사람들을 위한 삼계탕 등 다른 메뉴도 있긴 했지만, 영 못먹겠더군요. 하지만,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냥 묵묵히 ''보신탕을 못먹는 사람''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영국 유학 중 한참 나이 어린 백인 영국 학생으로 부터 ''개고기 먹고 왔니?'' 란 인사말을 듣고 태권도 시범을 빙자해 혼을 내 준 일, 미국 국내선 비행기 안에서 옆자리 미국인 부부가 한참을 망설이다 어디서 왔느냐 묻고, 한국에서 왔다니까 ''do you eat dogs?'' 라 물어서 ''I only eat hotdogs''라고 퉁명스럽게 답한 경험, 호주 학회 참가 중 시드니 거리에서 끔찍한 사진들과 함께 ''한국 개고기 반대'' 시위를 하는 호주인들에게 부족한 영어로 항의하다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마는 한국인 여학생을 도와 함께 항의하던 경험 등은 민족과 국가의 자존심 문제로 어린 시절 개들에게 한 약속을 자꾸 미루게 만들었습니다.
보신탕 업주와 종사자 여러분, 식용견 사육에 종사하는 분들, 보신탕을 즐기시는 분들을 비난하거나 미워하거나 욕하지 않습니다. 저와 다르지만, 존중합니다.
하지만, 비록 동물이지만, 소중한 생명체이며 저나 우리 아이들의 가깝고 친근한 벗, 친구인 개들의 아픔과 고통과 참혹한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이유로도 비인간적이고 가혹한 사육 및 도축 방법을 합리화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들의 생명과 권리가 보호받는 사회에서 인간도 더 잘 존중받고 보호된다고 믿습니다.
이번에 발의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은 어린 시절 개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는 첫 걸음입니다.
우리 사회와 시민들의 상황과 인식에 맞추어 조금씩 차례로 단계적으로, 약속을 지켜 나가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댓글

안혜성 2016.08.23

표창원 의원 화이팅입니다


이영미 2016.08.22

표창원님과 공감하며 우리사회가 바뀌는 그 날까지 아픔을 견디며 함께 걸어 갑니다.


이경숙 2016.08.22

아...역시 표창원님 멋지십니다 감동입니다 이런 국회의원들이 많아야 할 텐데요 표창원의원님 쵝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