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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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2022년 11월 6일 울라가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2022년 11월 6일 울라가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대형견사에서 제일 커다란 너, 활동가 중 제일 작은 나. 비슷한 덩치의 너랑 있으면 신기한 순간들이 많아 늘 재미있었어. 내 손과 비슷한 크기의 네 발을 잡으면 그냥 기분이 좋았어. 내 손바닥 가득 차는 네 발바닥은 늘 따뜻했거든.


뜬장에서 버텨낸 발, 좋아하던 산책을 나서던 발, 내 손에 올려진 귀여운 너의 발. 네 발을 잡으면 그냥 그런 순간들이 스쳐 지나갔어.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표현하고 싶었을까. 나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시간들을 버텨왔겠지. 잘 버텨서 우리 곁에 오래 머물러줘서,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


사람들의 마음이 널 향해 있을 때면, 기분 좋은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며 사람들의 눈을 마주쳤어. 꼭 네게 머무는 시선들을 차곡차곡 네 마음에 쌓고 있는 것 같았어. 네 마음이 가득 찰 수 있도록 함께하는 동안 다정한 마음을 많이 전하려 노력했는데, 잘 전해졌겠지? 난 네가 우리와 함께 지내는 동안 행복했다고 믿어. 기회만 생기면 우리 옆을 파고들어 고개를 딱 붙이고 체온을 나누던 네가 행복하지 않았을리 없지!




개농장에서 구조되어 보호소에서 10년을 산 울라의 삶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면 좋겠다. 사랑하는 활동가와 함께했으니 꽤 괜찮은 삶이었겠다 싶다가도 다정함으로 무장했지만, 보호소 말고는 갈 곳이 없었던 너와 같은 친구를 보낼 때면 정말 마음이 많이 쓰여.


어쩌면 누군가는 그냥 보호소의 개 한 마리가 죽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 그런데 나는 언젠가 보호소의 개 한 마리를 잃어 세상이 슬퍼하는 날이 오면 좋겠어.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들만의 이별이 아닌, 같은 생명으로써 함께 공감하고 슬퍼하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 그런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너의 마지막을 계속 기억하고 행동할게.





울라야, 우리도 너와 같은 길을 걷고, 같은 시간을 나눌 수 있어 정말 행복했어. 이제 아프지 말고 편히 눈 감아. 먼저 떠난 마마랑 함께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다니는 여행도 하고 재미있게 지내고 있어. 그러다 심심해지면 가끔 꿈에 나와줘. 우리 또 재미있게 산책하자. 울라야, 잘 가.






댓글

신경화 2022.11.07

울라야 행복했던 순간만을 생각하며 강아지별에갔을거라 생각해 너무이쁜아가 울라 희동 순돌 초승 써니 다같이만나자...


김정희 2022.11.07

고생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ㅜㅜㅜ 너무예쁜 울라야 힘들고아팠지... 좋은곳에가서 평안히쉬고 그곳에선 늘행복하고 건강하렴🙏


김초현 2022.11.07

울라야 잘 가 좋은기억만 가지고 강아지별에서 지내♥ 보호소의 울라같은 아이 한마리가 떠나면 세상이 슬퍼하는 시대가 올때까지 울라도 우리 활동을 지켜봐줘


최남림 2022.11.07

대모예요. 항상 신경쓰였는데 얼굴한번 못본게 미안하네요 ㅠㅜ


하수민 2022.11.07

많이 아프지 않고 떠났기를,,,, 울라야 강아지별에서 친구들이랑 마음껏 뛰놀고 편히 쉬렴. 너무 미안하고 고맙고 많이 사랑해♡ 활동가분들 감사합니다.


라연미 2022.11.07

울라야 고생했어 강아지별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있어 또 만나자